나는 정장바지도 별로고, 면바지도 별로고, 오로지 청바지만 좋아하고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이사를 앞두고 옷을 정리하려고 벼룩도 하고 버리기도 하고 그러다가 오랜만에 입어보는 녀석들..
죄다 최소나이 5살이상 먹은 것들이다.
가격도 천차만별.
여전히 예뻐서 손에서 놓기가 힘들다.
바지들을 꿰차 입으니 그 녀석들을 사던 날들, 입고 만났던 사람들, 돌아당기던 시간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1.65000원
언니가 사준 거. 그날 빈대떡과 냉면을 먹었던 걸 기억한다. 달라붙지 않아 편하게 잘 입고 다녔던 녀석
2.126000원 에녹
내 자존심상 바지를 접어입을 망정 잘라입지 않는다!
그래서 힐을 신어야만 했던 백바지!
이거 입은 걸 보고 언니도 이쁘다고 따라 샀는데 결국 언니의 백바지도 내게 있다.
한놈은 길고, 한놈은 짧다. 나보다 키작은 언니는 결국 바지길이를 잘랐다.....
3.세일가 80000원 써스데이아일랜드
이 녀석!!
너무 독특한 문양을 갖고있다. 바지 밑단도 그렇고, 완전 포기할 수 없는 녀석. 하지만 대충입으면 아주 촌스럽다. -_-;;
4.189000원 신세계백화점 편집매장
10만원짜리 상품권이 생겨서 이 녀석을 구입했다.
지금이야 20만원 정도의 청바지는 흔했지만, 당시에는 9~10만 정도의 청바지가 다수였는데 이 녀석은 아주 비쌌던 거였다.
뒤에 크리스탈이 붙어서 나름 화려한 부츠컷. 녹색빛이 허벅지를 감싸고..밑길이가 상당히 짧으며 바지를 끌지않기 위해 힐을 신고 밑단을 살짝 접어야하는 녀석.
5.45000원 옹골진
블랙진이 필요했다. 합리적인 가격이었고, 같이 간 친구가 아주 잘 사는거라고 했던게 기억난다. 그리고 그때 빨간색 티셔츠도 샀었는데 그건 버렸다.
6.179000원 버커루
김여사는 혼자서 인도여행을 가는게 미안했던지 갑자기 내게 옷을 사준다 했으며 이 때다 하고 찜했던 녀석을 손에 넣었다.
잿빛 다리는 한없이 길고 가늘어 보였다.
7.65000원 쉐인
용산 아이파크몰
부츠컷이 아닌 청바지도 어울리나 궁금했고, 그래서 덜컥 입어본 일자스타일의 이 녀석은 내 맘을 사로잡았다.
컨버스 운동화에 잘 어울린다.
8.7만원 정도? 게스
김여사가 시카고에서 가져온 놈. 내 사이즈가 아니라서 살짝 배나온 시기면 아주 곤란하고 지금도 골반이 작아서 편하지는 않지만 가장 부츠컷다운 녀석이다. 어메리칸 스타일~ 한국 체형의 것이 아닌게 느껴진달까...
모르겠다.
앞으로는 청바지 사 입을 일은 없을 것이다.
이 녀석들 중 몇 개는 벼룩을 하겠고, 몇 개는 누구에게 줄 수도 있겠지만 절대 버리지는 않을 거다.
이렇게 죄다 기억나는 걸...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를 말이야.
그것은 연애할 때처럼 아주 많이 설레었어...맞아, 그랬어..^^
그리고
지루해졌겠지
시간이 지나자 늘어지고 촌스러운것도 같고 그렇지만 편했고, 간혹 따분해졌지만
너희를 선택했던 내 안목은 역시~!
그러나
나는 변했다.
더이상 변하지않기위해 열심히 필라테스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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